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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왜 반대하나?
참여연대, 한미FTA 반대 이유 및 추진경과 등 총정리
 
조대형 기자   기사입력  2011/11/01 [11:33]
▲   일러스트 @박정진 /  제공 : 참여연대
 
최근 참여연대가 한미FTA에 반대한 이유와 추진경과, 시민사회 활동 등을 총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이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정부는 미국과는 달리 협상의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국회와 시민사회가 그 내용과 효과를 제대로 검증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고,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 경제주권 등을 침해하는 여러 독소조항들을 손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한미FTA를 통해 낡은 일본식 경제제도를 미국형으로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제도는 세계금융위기, 재정위기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는 FTA 왜 반대 이유다.
 
# 통상 독재, 밀실 협상
 
2007년 참여정부는 각계각층의 밀접한 이해가 걸린 방대한 내용의 협상의제들을 단 일 주일간의 고위급 밀실회담을 통해 타결했다.
 
사전에 최소한의 ‘대미협상 마지노선’도 공개하지 않았고, 사후에도 정보 대신 자화자찬에 가까운 일방적 홍보자료만 내놓아 여론을 호도했다.
 
온통 영문으로 된 1,000페이지 이상의 협정문을 국회 특위에 한해, 그것도 열람 형태로만 공개하여 사실상 국회 검증도 막았다. 한미FTA 협정은 주권자인 국민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입법권과 국정감독권한을 부정한 채 대통령과 통상관료의 독단에 의해 밀실에서 타결된 협정이다.

# 미국법 > 한미FTA 협정 > 한국법… 불평등한 협정

미국의 한미FTA 이행법에 따르면, 한미FTA 협정문은 미국법과 충돌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 또 주의 법률이나 규정이 한미FTA에 위반되더라도 그 적용을 무효로 할 수 없다.
 
반면, 우리는 한미FTA가 헌번 절차에 따라 체결·공표되면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거나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국내법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게 된다. 미국법은 한미FTA 협정문보다 우선하고, 한국법은 FTA 협정문에 종속된다.

# 손해 보는 장사

2007년 한미FTA 협상 체결 당시에도 한미FTA는 자동차 외 대다수 산업에는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쇠고기, 스크린 쿼터, 약가 등은 아예 본협상이 아닌 전제조건으로 개방이 약속된 상태였고,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조건도 대폭 완화시켰다. 2010년에는 재협상으로 자동차 분야 이익마저도 축소되었다.
 
농축산물의 경우, 미국 농무부는 한국 시장으로 수출이 연 평균 19억3,3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반면, 한국 농식품부는 4억 2,400만 달러로 추정하여 4.2배의 차이를 보인다.
 
다른 분야 산업의 재앙에 견준다면, FTA 협상 없이도 비교적 순조로운 자동차 산업의 미미한 이익을 위해 한미FTA를 비준할 실익은 없다.
 
# 국회의 입법권 제약
 
미국의 한미FTA 이행법은 특별히 규정한 경우가 아닌 한 어떠한 미국법도 개정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보고에 따르면 우리는 한미FTA에 맞추기 위해 개정했거나 개정해야 할 법률이 총 23개다.
 
가처분에 관한 민사집행법 개정, 자동차 자기인증에 관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정부 보고에서 누락되었다. 또 유통산업발전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건설기계관리법 등과 같이 2007년 협정문 서명 이후 제정 또는 개정된 국내법령과 한미FTA와의 상충여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얼마나 많은 지방자치조례가 한미FTA와 충돌할지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한미FTA로 미국법은 하나도 안 바뀌지만, 한국법은 25개 이상 바꿔야 한다. 게다가 한미FTA 체결 이후 새로운 공공정책 입법도 제약할 수 있다.

# 망가진 미국식 경제제도의 이식

정부는 한미FTA를 통해 낡은 일본식 경제제도를 버리고 미국형으로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제도는 세계금융위기, 재정위기를 초래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1% 부자들을 위해 나머지 99%가 고통 받는 자국의 신자유주의 경제폐해를 비판하면서 시작한 시위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미국식 경제제도를 이식할 이유가 없다.
 
# 공공정책보다 미국기업 이윤 우선

투자자-국가 중재제도Investor-State Dispute는 정부 정책으로 외국 투자자가 손해를 보았을 때 해당 정부를 중재기구에 회부하여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에 대해서는 ISD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예외는 부분적이며 여기에도 많은 제한들이 따른다.
 
예를 들면,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는 "사회의 근본적 이익에 대하여 진정하고 충분히 심각한 위협을 가져오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리고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라 하더라도 투자자가 중재절차에 회부하면 국가는 무조건 끌려가야 하고, 최종 판단은 3명의 통상전문가로 구성된 중재판정부가 내리게 된다. 사실상 예외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실제 중재절차에 회부된 대부분의 사례는 우리가 예외로 인정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다. 실제로 북미자유무역협정 사례만 보더라도, 캐나다는 헌법에 따른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8월, 1억 3천만 캐나다 달러의 배상금을 미국 투자자에게 지불한 적이 있다.

# 한번 개방하면 되돌릴 수 없는 역진방지조항 Rachet
 
역진방지ratchet 조항은 서비스, 투자 분야에서 유보한 분야라 하더라도 일단 더 개방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예를 들면, 스크린쿼터를 73일까지 유지하기로 유보했다 하더라도 이를 한번 줄이면(가령 50일), 다시는 73일로 늘릴 수 없다.
 
또한 종편과 관련해서 동일인 소유지분 한도를 30%로 유보했더라도 국내법을 개정하여 이를 40%로 늘리면 다시는 30%로 돌아갈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협정 위반이 되어 미국 정부 또는 미국 투자자와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서비스 시장의 네거티브식 개방

한미FTA는 서비스 시장 개방 방식을 ‘개방하지 않을 분야만 적시하는 네거티브 목록 방식negative list’을 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속서에서 개방하지 않기로 명시한 분야가 아닌 한 미래에 생겨날 새로운 서비스 시장은 모두 자동으로 개방된다. 
 
앞으로 어떠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네거티브 방식의 시장 개방은 미래 세대의 정책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 의료민영화

지금은 인천이나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이 들어와서 건강보험제도가 망가트리면 영리병원제도 자체를 폐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경제자유구역내의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권한을 포기했기 때문에 한번 영리병원을 설립하면 의료비 폭등이나 건강보험 제도의 훼손 등 영리병원 제도가 동반하는 문제점이 있어도 영리병원을 취소할 수 없다. 한국의 중요한 보건의료정책 결정권이 한미FTA에 의해 제한된다는 뜻이다.

# 쌀 추가개방 이면합의

정부는 쌀만은 지켰다고 했다. 그러나 주한 미국 대사 버시바우의 2007년 8월 31일자 외교 전문07SEOUL2634에 따르면, 2007년 8월 29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포메로이 하원의원과 버시바우 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미 측이 미 의회의 한미FTA 비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처리해야 할 쟁점으로 쇠고기, 자동차와 더불어 쌀을 제기하자, “쌀은 비록 한미FTA에서 제외되었지만, 일단 WTO 쌀 쿼터 협정이 2014년에 종료되면, 재논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하고 있다.
 
국민을 기만한 이면합의로 쌀까지 내주게 된다면, 이제 더 이상 우리 농업에 미래는 없다.
 
# 개성공단 제품 수출 불가

그동안 정부는 한국과 미국 공무원들이 이른바 ‘역외가공지역OPZ 위원회’에서 잘 의논하기만하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고, 지정을 받으면 바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미국에 수출될 것처럼 선전해왔다.
 
그러나 미 측의 이행법안은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 관세혜택을 받고 미국에 수출할 수 없음을 공식화했다. 우리 정부가 한미FTA로 개성공단제품의 대미 수출길이 열렸다고 자랑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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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1/01 [11:33]  최종편집: ⓒ 우리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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